피라미드의 재발견

전시 배경
《피라미드의 재발견》은 2005년 7월 15일부터 2006년 7월 14일까지 수원 경기도 문화의 전당에서 열린 전시로, 국립현대미술관과 경기도 문화의 전당이 공동 주최하고 미술인회의가 주관했다. 이 전시는 경기도 문화의 전당 전면에 놓인 유리 피라미드를 단순한 건축 오브제가 아니라 시간과 감각, 기억과 기술이 교차하는 전시 공간으로 다시 읽어내는 데서 출발했다.
피라미드는 고대 이집트에서 왕권과 영원의 상징이었고, 루브르의 유리 피라미드는 오늘의 관람객을 과거의 유산으로 이끄는 통로로 작동해 왔다. 이 전시는 그러한 역사적 상징성을 수원에 놓인 유리 피라미드에 중첩시키며, 중앙의 큰 구조물과 좌우로 나뉜 작은 피라미드들이 이루는 균형 속에서 과거와 현재, 미래를 잇는 하나의 네트워크이자 신경망 같은 장을 상상했다. 변재언의 작업이 설치된 두 개의 기둥은 그 흐름이 응집되는 축으로 기능하며, 공간 전체에 파장과 움직임, 발산의 감각을 불어넣었다.
유리 피라미드 기둥에 설치된 변재언의 《디지털과 아날로그의 경계》 시리즈 전경
작품 소개: 디지털과 아날로그의 경계
이 전시에 설치된 변재언의 《디지털과 아날로그의 경계》 시리즈는 가변 설치 작업으로, 홀로그램, LED 조명, 네온, 스테인리스 스틸, 알루미늄을 결합해 구성되었다. Red, Green, Blue 세 가지 빛의 파장을 발산하는 구조는 전기 에너지를 모태로 비물질의 운동체로 전환되는 생명적 역동성을 연상시키며, 디지털 문화를 떠받치는 회로의 형상을 감각적 공간 언어로 전환한다.
빛의 파장과 회로형 레이어가 유리 피라미드 구조와 만나는 설치 세부
투명한 유리 피라미드는 이 작품 안에서 단순한 배경이 아니라 도시와 자연, 내부와 외부, 물질과 비물질을 동시에 호흡하게 만드는 전시 매개로 기능한다. 공간의 조건에 따라 반도체 회로를 닮은 레이어와 빛은 서로 다른 깊이와 넓이, 부피를 드러내며 끝없이 확장되는 장을 만들어 낸다. 그 안에서 시간과 움직임은 고정된 형태가 아니라 변화하고 진화하는 공간적 패러다임으로 제시된다.
변재언은 디지털 사회를 구성하는 미디어의 내부에 감춰진 회로 구조를 아날로그적 조형 언어와 접속시키며, 전기 신호를 통해 생명처럼 드러나는 빛의 파장을 전시장 전체로 확장한다. 그 결과 작품은 바쁜 현대인의 감각과 정신을 전시 공간 안으로 끌어들이면서도, 예술이 기술과 분리된 영역이 아니라 인간의 순수한 감성과 함께 호흡하는 매개가 될 수 있음을 보여 준다. 《피라미드의 재발견》에서 이 작업은 유리 피라미드라는 건축적 구조를 넘어서, 인간이 디지털 문화 속에서 어떻게 공존하고 감각하는지를 드러내는 하나의 공간적 메시지로 완성되었다.
경기도 문화의 전당 유리 피라미드 외부 전경과 설치 모습